작성일 : 13-04-23 14:50
글쓴이 :
김준
 조회 : 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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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살다가 늙고 병이 들어 죽음에 이르는 길. 인생을 줄이면 생로병사(生老病死)로 정리된다.
젊은이들에게 노년은 `낯선 타국`과 같지만 언젠가는 온다. 시간이 거꾸로 흐르지 않는 한.
노인의 모습을 언어 유희를 통해 풀어보면 참 흥미롭다.
먼저 `사람이 아니다`의 노인이다. 노인(No人)이 여기에 해당한다.
지혜를 쌓지 못해 반사회적인 행동과 언행으로 주변 사람이나 후손ㆍ후예들에게 폐를 끼치는 노인을 일컫는다.
집안에서 배척당할 때도 많다.
`화만 내는 사람`이라는 뜻인 노인(怒人)이 있다.
주변에 권위만 내세우고 오로지 자기 경험만 앞세우는 고집불통 또는 편집증적인 사고 방식으로
젊은 세대와 갈등만 일으키는 사람이 여기에 해당된다.
새로운 문화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노인(駑人)도 환영받지 못한다. 여기서 노(駑)는 둔하다는 의미다.
시간만 보내면서 인생의 주인이 되지 못한 노인(奴人)도 많다. `시간의 노예`로 볼 수 있겠다.
반면에 젊은 세대가 스승으로 삼아야 할 노인들도 많다.
`노력하는 사람`이란 뜻인 노인(勞人). 80세 고령에도 글을 깨치려고 학교를 다니는 할머니,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할아버지가 대표적이다.
인생 목표를 단 하나만 꼽으라면 그것은 바로 `공부`라고 한다.
`베푸는 사람`이라는 뜻인 노인(露人)도 있다.
여기서 `노(露)`는 이슬이라는 뜻 외에 `은혜를 베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평생 모은 재산을 남김 없이 사회에 환원하고 빈손으로 떠나시는 분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노하우를 가진 사람`이라는 뜻도 있다고 한다.
`노`는 `노하우(knowhow)`에서 가져온 표현인데 인생에서 쌓은 지혜와 경험을 전승하는 사람이라고나 할까.
아프리카 속담에 `노인 한 사람이 죽는 것은 도서관 1개가 불에 타 없어지는 것과 같다`는 표현이 있다는데,
여기에 딱 들어맞는다.
출처: 매경(2013.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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